[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

1. 남자부는 예상대로 김요한,이경수의 건재함을 과시한 LIG가 우승했고, 여자부에서는 GS가  상대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올림픽 4강의 주역 한송이,정대영의 활약과 의외로 강한 서브에 힘입어 심리적으로

   흔들렸던 IBK를 따돌리고 정말 간만에 우승이란 것을 하면서, 두 팀 모두 외국인 선수가 합류할 V리그에서

   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2. 그나저나 소위 말하는 구식배구는 언제쯤 종결을 맞을 것인지 심히 걱정이 된다.

   올림픽,월드리그 보다가 수원컵을 봤더니 하늘높이 치솟는 높고 고운 그 토스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서브.

   참 낮설고 걱정되더라는....

 

3. 이 넘의 컵 대회는 왜 하는 거냐라는 지적을 매번 받아왔지만, 올해는 정말로 왜 하나 싶었다.

   남자부의 경우만 보더라도 김천재,황동일,최민호의 아포짓, 디그요정 최부식의 레프트 복귀, 후인정의

   미들블로커....

   남녀 거의 모든 팀들이 주전 선수들의 부상/재활로 인해 올스타전에서도 다시 볼 수 없는 포지션 이동을

   감내해야 했고, 여기에 러시앤캐시라는 네이밍스폰서를 등에 업은 드림식스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감독-선수간의 불화로 인해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올해 대회는 "누가 덜 비정상적인가"의 경쟁이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점이 개선되지 못했고,

   그렇다고 여자배구 36년만의 올림픽 4강 신화 쾌거를 이어받아 제대로 흥행한 것도 아니었다.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신 관계자분들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최근 이야기 되고 있는 회계 비리, 1년간 이어지는 총재 부재, 드림식스 주인찾기 문제 등의 문제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준 KOVO의 행정력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본다.

 

4. 그래서 제언하는데, V리그 라운드수를 5라운드 정도로 줄이고, V리그가 끝나는 4월 정도에

   프로/실업/대학 상위 팀들을 모아서 컵대회를 하는 건 어떨까 한다. 

    프로팀 입장에서는 선수들 컨디션이 저하되겠지만, 외국인선수를 기용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고,

    실업/대학팀들에게는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프로야구에 묻히는 거야 뭐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니까 문제 안 될 것 같고, 일정 조정이야 KOVO와 대한

    배구협회가 협의하면 간단히 해결될 것이고....프로팀 입장에서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겠지만, 뭐 그게 컵대회의 맛 아니겠는가.ㅎㅎ 옛날 백구의 대제전 시절 한양대와 성균관대의 센세이션을

    기억해보라.

    정 안 되면 이름이라도 좀 바꿔보자.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가 뭐냐. 수원시장님이 컵 만들어 주시는 것

    도 아니고....원....

   

[AVC 남자부]

박기원 감독님이 대학선수들+황동일 선수를 데리고 2012년 AVC에 출전했다.

선수들이 워낙에 긴장을 많이했던 예선전 경기만 봐서 솔직히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으나,

트위터에서 이 선수들이 좋은 선수들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아직 시작에 불과한 단계의 선수들이기에 앞으로의 모습을 더 기대해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AVC를 통해서 접한 베트남,인도의 배구는 놀랍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인도는 비록 4위에 머물렀지만, 개막전에서는 중국을 이겼고, 준결승에서 이란과 풀세트 접전 끝에 아깝게 패하는 등 충분히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줬다.

베트남도 1,2부 합쳐서 26개팀이 있다고 하는데, 경기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속공은 우리 선수들보다 두 배 정도는 빨랐고, 공격수들의 스윙도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빨랐다. 속공이 느리고 공격시 힘에 많이 의존했던 우리나라 선수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AVC를 보니 우리나라 남자배구가 세계무대에서 도약하려면 정말로 제대로 된 지도자와 이를 뒷받침할 행정력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배구의 올림픽 4강으로 우리나라 배구가 아직까지 1990년대 월드리그 5위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현재의 상황이라는 것은 아시아에서도 1위는 커녕 3위 안에 드는 것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현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 제대로 인식해야 할 것 같다.

 

아무쪼록 박기원 감독님의 2014년 아시안게임, 2016년 올림픽을 향한 프로젝트가 우리나라 배구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길 바란다.

[2012년 AVC 남자부 대한민국 대표팀 - 출처:AV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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