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4 V리그가 2라운드까지 마쳤습니다. 시즌 전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V리그.

팀별로 2라운드를 돌아보고 올 시즌을 가늠할 3라운드를 전망해볼까 합니다.

 

◆ 1강 2중 4 

  삼성화재는 1라운드의 여세를 몰아 2라운드에서도 5승 1패의 성적으로 2위와의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리면서 독주체제에 들어갔고,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러시앤캐시를 제외한 나머지 3팀이 3위 자리를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으나, 승점 차이가 제법입니다.

 

◆ 1강 : 삼성화재 - 분업화배구. 3라운드에서도 계속될까? 

   FA로 영입한 이강주 리베로는 계속해서 부진하지만 김강녕 선수가 리베로 자리를 잘 지키고 있고, 삼성의 공격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레오 선수도 여전한 모습입니다. 박철우 선수도 공격 점유율은 낮지만 높이에서 상대의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는 신인급 선수에게 플로터 서브를 집중해서 상대의 리시브를 흔드는 작전 또한 여전합니다.

  작년의 전력/작전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삼성화재가 대단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팀들이 너무 못 따라 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나 이선규 선수의 부활을 보면 다른 팀과 삼성의 차이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좌우스텝이 느려서 좌우 날개 공격에 대한 블로킹이 느렸고, A퀵도 한 박자 느렸었는데, 올해는 그 속도가 빨라지면서 블로킹이나 속공에서 기록이 좋아졌습니다.

 

 

  3라운드의 변수는 새끼손가락 부상을 입은 박철우 선수의 부재입니다. 박철우 선수의 장점은 높은 블로킹인데,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한쪽의 높이가 낮아졌습니다. 공격 옵션도 하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만으로도 좋은 경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2010~11 V리그 항공과의 결승전이죠. 당시 박철우 선수가 부진하자 신치용 감독은 신으뜸 선수를 대신 투입하여 1공격수+5수비수 전술을 내세워 우승을 거둔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1.외국인선수의 공격이 꾸준히 먹혀야 하고, 2. 5명이 만드는 수비라인에 빈 틈이 없어야 하고, 3.미들블로커와 레프트의 공격성공률이 높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박철우 선수가 빠진 뒤 레오 선수로 공격 옵션이 좁혀지자 항공의 블로커들이 레오의 공격만을 대놓고 견제했고, 레오의 공격 성공률이 다소 떨어졌습니다. 항공의 블로킹이 다른 팀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3라운드에서는 삼성화재가 고전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만약 3라운드에서도 현재의 승접차이를 유지한다면, 올해도 삼성화재가 우승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난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새끼손가락 부상을 당한 박철우 선수.

복귀하는데는 5~6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사진출처:스포츠서울닷컴]

 

◆ 2중 : 현재캐피탈/우리카드 - 삼성화재를 잡을 팀은? 

  박철우가 빠진 삼성화재가 "1공격수+5수비수"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 현대캐피탈은 여오현+아가메즈의 영입으로 진작에 "1공격수+5수비수"이 필요했던 팀이고, 컵대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기에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일반적인 견해였습니다. 그러나 2라운드가 끝난 지금까지도 팀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레프트들의 서브리시브가 문제인지, 수비가 문제인지, 세터가 문제인지, 아니면 그 외에 다른 무언가가 팀분위기를 해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직은 팀 조직력이 완전히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라운드에 문성민 선수의 복귀는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격 면에서는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겠지만, 수비 부문에서는 의문입니다. 과연 문성민 선수의 복귀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궁금합니다.

세계 3대 공격수 중 한 명이라는 아가메즈와 국내 최고의 리베로 여오현를 영입했지만

아직은 안정된 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입니다. [사진출처:OSEN]

 

   반면 우리카드는 루니 선수의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조금씩 팀에 녹아들고 있고, 팀의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5승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3차례의 풀세트 경기를 치른 덕분에 승점에서 손해를 봤습니다만, 3라운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김정환 선수가 체력적으로 조금은 지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루니의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걸립니디. 3라운드에서는 승점을 확실히 따야 하는 경기에서 경기 초반에 부진하는 등의 기복을 보이지 않아야 하고,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잘 되어야 합니다. 또한 우승을 노린다면 삼성화재에 대한 대비책을 조금씩은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팀원 모두의 고른 활약으로 순항하고 있는 우리카드 한새 배구단.

루니만큼 이 팀에 맞는 외국인선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사진출처:뉴시스]

 

◆ 4약 : 3위와의 격차를 좁혀라!! 

  대한항공과 한국전력, LIG는 아직 2라운드만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위권과의 차이가 많이 벌어져있습니다. 3위 자리를 노리기 위해서는 3라운드에서 확실한 반등의 기회를 잡아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대한항공은 주전세터의 공백이 여전한 가운데, 이영택 선수가 무릎부상을 당하면서 미들블로커 자리마저 구멍이 났습니다. 최약체 러시앤캐시에게만 승리했을 뿐, 다른 팀들에게는 전부 경기를 내주며 1승 5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습니다. 상위팀들과의 승점차이를 감안한다면 3라운드에서는 대반전이 필요한 상황. 이영택 선수가 곧 돌아온다지만, 주전세터 자리가 아직은 무주공산이기에, 팀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삼성화재와의 3라운드 첫 경기가 두 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겠네요.

대한항공의 새 기장은 누구일까요? 황동일? 백광언?

어쩌면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결론이 안 날 수도 있습니다. [사진출처:OSEN, 대한항공 점보스 홈페이지]

 

  한국전력은 김정석 선수가 주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팀이 조금씩 안정화되어가는 모습입니다. 다만 밀로스 선수의 기복이 심하고, 전광인 선수도 체력적으로 조금은 힘들어하는 부분이 불안요소이고, 이로 인한 팀 전력의 기복이 심합니다. 2세트를 내리 이겨놓고도 3세트를 내리 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3위 추격 가능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영철 감독이 원하는 배구는 어떤 배구이길래 1~2년이나 걸리는 걸까요?

3라운드는 올 시즌 성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출처:뉴스원]

 

  LIG도 아직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즌 전 미들블로커로 조련받던 이강원 선수는 정기혁 선수가 중용되면서 다시 레프트로 자리를 옮겼고, 권준형 선수도 아직은 토스가 불안정합니다. 다만 2라운드 후반부터 이경수 선수가 조금씩 분전하고 있습니다.(지난 시즌 부상 이후 너무 일찍 복귀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됩니다.) 에드가 선수가 기술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어서 타점이 맞지 않으면 좋은 공격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3라운드에서는 에드가에게 올라가는 토스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올라가느냐, 그리고 이경수 선수의 활약도에 따라서 올 시즌 성적이 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까지 팀의 조직력이 안정화되지 않았기에 김요한 선수의 복귀는 조심스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에드가와 이경수가 살아나려면 세터의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이는 LIG 입니다. [사신출처:MBC 뉴스]

 

  러시앤캐시는 2라운드에서 감격의 첫 승을 넘어 2승째를 따냈습니다. 교체 직전까지 갔던 바로티가 나름의 역할을 수행했던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아직은 거칠고 기복이 심하지만, 점차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3라운드에서도 1승 정도는 거두면서 다크호스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창단 헛 승을 거둔 후 기뻐하고 있는 러시앤캐시 베스피드의 단장/감독/코치 및 선수들[사진출처:뉴스원]

 

◆ 뻔한 결과? 아니면 대반전?  

어느 덧 3라운드에 접어든 2013~14 V리그. "배구는 삼성이 우승하는 경기"라는 말처럼 올해도 삼성이 우승을 하고 마는 걸까요? 아니면 올해는 다른 팀이 1위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요? 3라운드 결과에 올 시즌 판도가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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