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 승점 45점. 16승 2패

[전반기엔]

가빈이 팀 공격의 대부분을 맡고, 나머지는 리시브, 수비에 매진하는 배구. 이 배구로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작년 전력에서 플러스 요인만 있었기에 1위를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압도적일 줄은 몰랐다.

가빈의 무릎이 좀 안 좋다고 하고 실제로 2라운드 이후부터 약간의 기복을 보이기도 했지만, 가빈이 안 좋을 때 박철우를 활용하면서 많은 승점을 쌓았다.

 

 

가빈의 공격을 보면 지난 시즌과 점유율은 거의 비슷한데, 성공율이 많이 높아졌다. 이는 석진욱과 여오현의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를 통해 유광우 세터가 맘껏 토스를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또한 높은 타점에서 손목을 활용하는 공격법을 통해 본인의 타점을 조금 더 높게 만들었다.

또한 서브도 강해졌다. 가빈/박철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플로터 서브를 넣는데, 상대팀으로서는 이 플로터 서브가 쥐약이다. 경기를 보면 삼성을 상대하는 팀들이 플로터 서브 리시브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빈/박철우의 서브도 예전보다는 좀더 회전이 많고 강하게 떨어지는 걸 보면 손목을 많이 쓰는 듯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팀원 전체가 손목 활용을 연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 아니 소설을 한 번 써본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상대팀에 대한 세세한 전력분석,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선수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후반기엔?]

변수는 역시나 가빈의 무릎과 유광우의 발목이다. 그 외에는 변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지 않은 선수 없다지만, 삼성에는 두 선수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다. 두 선수가 지금처럼만 버텨준다면 정규리그 1위->통합우승의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당장의 1승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2위 - 승점 36점, 12승 6패

[전반기엔] 

2라운드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이 바닥을 치면서 의도하지 않은 마틴 몰빵배구를 시전했으나, 3라운드 한선수 세터가 장염에 걸린 그 경기부터 볼 배분이 좋아졌고(개인적으로 장염이라 긴장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한선수의 집중력이 올라간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보지만...ㅎㅎ), 곽승석이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본인의 몫을 해주면서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면서 분위기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

마틴이 의도치 않게 국대에 뽑혀 3경기를 거른 까닭에 자료가 왜곡되었을 수 있지만, 어쨌든 마틴-김학민-곽승석의 공격 배분이 나름 고른 편이다. 1라운드 45%를 보였던 점유율도 많이 낮아진 편이고, 3라운드 기록만 보면 곽승석 선수의 공격 비율도 16.8%로 전반기 통산 기록보다는 높은 편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년보다 늘어난 서브범실. 점수를 더 벌려야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서브범실로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서브 강하게 잘 넣기가 어려운 일이니만큼 신영철 감독님 말씀대로 연습만이 살 길인 것 같다.

[후반기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작년 챔프전 이후부터 올시즌 초의 시련이 선수들에게는 좋은 보약이 되었다. 키맨은 시즌 프리뷰에서 썼던 것과 마찬가지로 곽승석/류윤식이 맡고 있는 제2레프트 자리. 3라운드에 급상승할 수 있었던 까닭은 곽승석이 공격에서 제몫을 감당해줬기 때문이다. 류윤식 선수도 현대와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며주면서 팀이 터닝포인트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두 선수가 지금처럼 제2레프트 자리를 잘 맡아준다면 온전한 항공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1위와 승점 9점 차이. 맞대결에서 승점 3점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어쨌든 삼성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서 통합우승은 어렵더라도 봄배구에서의 최종우승은 노려볼 만 하다.

 

 

 

3위 - 승점 33점, 12승 6패

[전반기엔]  

응? 항공이랑 승패는 같은데 승점이 더 적다. 항공도 승점 손해를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켑코도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여하튼 안젤코-서재덕-박준범의 활약 속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해서 주전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고, 박준범 선수를 센터 포지션에 출전시킨다고 해서 선수들간의 호흡 문제에 대해서 우려가 많았으나, 예상되로 빠르게 자리잡아가는 중. 박준범 선수의 부상 이탈이 아쉽지만 전반기 3위를 기록하며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봄배구 진출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안젤코의 가세가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역대 켑코 외국인 선수 중에 2단토스 해결 능력은 1등이다. 외국인 선수임에도 불구, 선수단을 이끄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제일 돋보이는 건 서재덕. 신인이고 왼손잡이로서 익숙치 않은 레프트에서 서브리시브까지 도맡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제 몫 이상을 해주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신인왕 1순위. 전반기 최고의 흥행 카드.

김상기 선수의 분전 또한 눈에 띈다. 제대 후 작년까지 공격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허리 부상까지 당해 시즌 내내 고전했는데, 올해는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는 모습.

[후반기엔?]

느 블로거께서 말씀하셨듯이 박준범 선수를 센터로 출전시켰던 것은 서브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안젤코,서재덕,박준범의 강한 서브는 어느 팀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제 4라운드 박준범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한다. 그럴 경우 켑코의 서브는 다시 강해질 수 있다. 문제는 박준범 선수가 센터 포지션에서 1라운드처럼 뛰어난 활약을 하느냐이다. 이제 각 팀들이 박준범 선수가 센터 포지션에 설 때 어떤 경기를 하는지 분석을 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부상 후 복귀이기 때문에 실전감각을 빨리 찾아야 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역시나 세터. 김상기 선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김상기 선수의 토스 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데, 최일규 등등 다른 선수들은 자신들의 토스를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다. 김상기가 빠지면 그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김상기 선수의 허리가 얼마나 버텨주느냐 또한 켑코의 중요 변수 가 될 전망.

 

 

4위 - 승점 33점, 10승 8패

[전반기엔]

1라운드 수니아스 혼자서 기량 논란 속에 고군분투 하던 중 문성민이 돌아오고, 2라운드 이후 장영기 선수가 탄탄한 서브리시브를 해주면서 팀이 정상궤도에 들었다. 역시 명문구단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돋보이는 부분은 문성민의 공격. 지난 시즌에는 힘으로 코트에 때려 넣기 급급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어깨가 완전치 않다보니 그것만 고집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작년보다는 발전된 모습.

센터진에 투입된 리틀 고릴라 최민호도 주전 센터로 나와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근데 기록을 보니 생각보다 수니아스의 공격 비중이 높다. 저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는데....여하튼 수니아스-문성민 쌍포가 전반기 현대를 지탱했다.

[후반기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주상용-이효동을 보내고 임동규-정성민을 받아 레프트와 리베로를 보강했다. 엘라와 현캐중 어느 팀에서 먼저 제안한 건지 모르지만 현대로서는 당장 주전급의 두 선수를 데려온 좋은 트레이드라고 생각된다. 문성민의 어깨도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후반기 반전의 기회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강한 서브를 바탕으로 한 항공-켑코와의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만드느냐가 관건.

 

5위 - 승점 21점. 7승 11패
[전반기엔]  

1라운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2라운드부터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오웬스 또한 얼마 뛰지 못하고 퇴출되었다. 코보컵에서 보여준 열정과 패기로 KOVO 관리 구단의 설움을 이겨낼 줄 알았지만, 아니 그래 주기를 바랬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세터. 드림식스 팀구성상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높이가 높지 않아 스피드로 승부해야 하는데, 세터들의 토스가 공 끝이 너무 죽는 경향이 있다. 또한 높이가 높지 않다보니 체력적으로도 조금씩 버거워 하는 듯한 모습. 특히나 최홍석 선수가 2라운드부터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버렸다. 팀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내가 해결해야 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보니 에러가 많고 공격시에 블로킹을 보고 쳐내는 것도 아니고 코트에 때려넣는 것도 아닌어정쩡한 공격을 한다.

[후반기엔?]

예전 시즌 프리뷰에서 드림식스의 키포인트는 김광국 세터와 체력이라고 밝힌바 있다. 후반기에도 마찬가지다. 세터진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드림식스는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선수들의 정신력이다. 팀플레이에서 "내가 주역이 되어서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독불장군식의 마인드는 안 된다. 서두르지 말고 안 될 때일수록 서로 힘내자고 소리지르고 격려해주면서 서로를 믿어야 한다. 3라운드 막판에 조금씩 좋아지던 그 분위기에 희망을 걸어본다. 4위와의 승점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꿈돌이들이 후반기에는 꼭 비상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또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6위 - 승점 14점. 4승 14패

[전반기엔] 

예전 NBA 휴스턴 로케츠에서 야오밍-맥그레이디가 함께 뛰던 시절. NBA 시즌 프리뷰 기사에 이렇게 써 있었던 적이 있다. "이 팀의 단점은 부상". 엘라도 이렇게까지 이야기하기 뭣하지만 이경수/페피치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김요한 홀로 공격을 책임져야 했던 전반기였다. 지난 시즌부터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되기 힘들었던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이 구단은 도대체 어떤 팀을 만들려고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게 더 문제다. 덕분에 배구판에서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팀의 주전 세터를 두 번이나 바꾸는 행보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특히나 황동일을 트레이드 한 것은 엘라팬으로서는 권영민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대목.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부분은 부용찬이라는 걸출한 리베로를 얻었다는 점 정도가 될 듯.

[후반기엔?]

일단 주상용과 이효동이 가세했고, 페피치가 돌아온다면 후반기에는 페피지-김요한-주상용 삼각편대가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부용찬 선수의 수비 부담은 더 늘어나겠지만.관건은 이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호흡을 보여주느냐. 따라서 후반기 엘라의 키맨은 이효동이다. 현실적으로 4강은 어렵다고 봤을 때 내년을 위해서라도 이효동 선수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지가 남은 시즌 동안의 관심사라고 봐야 겠다.   

 

 7위 - 승점 7점, 2승 16패

[전반기엔]  

상무신협 특유의 조직력으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지만, 역시나 라이트의 공백은 군인정신으로도 막기 어려웠다. 강동진/김진만 선수가 분전했으나 좌우 공격의 불균형으로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기엔?]  

지난 시즌에는 경기 일정이 빡빡해서 다른 팀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는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라이트에서 조용욱/송문섭 선수가 분전해주지 않는 이상 후반기에도 좋은 승률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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