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두경기를 이겼길래 좀 나아지나 싶었다.

8강 라운드에서 중국/호주/스리랑카와 한조가 된 우리나라.

예선 상대전적을 가지고 8강에 올라갔기 때문에 1패를 안고 있는 상태였고,

농구에서 받은 빚을 갚아줘야 했기에(기사:[아시아선수권] 도를 넘어선 중국에 허재 감독 폭발)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 그런데 전혀 유쾌하지 않았고 짜증만 났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어떻게 5세트까지 갔는지가 신기할 정도....

 

1. 한선수의 체력이 방전되었다. 거의 2년간 쉴 틈없이 소속팀과 국대에서 거의 전경기를 뛰었으니 인간인 이상 그럴 수 밖에....항공팬으로서 올 시즌 매우 걱정되는 부분(김영래 선수 훈련 잘 하고 계시지요? -_-+). 게다가 한선수의 토스와 김요한의 라이트 공격이 전혀 맞지 않으니, 이번 대회 남은 경기에서 주전은 권영민이 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2. 김요한은 완전한 잉여체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발목부상의 여파인 듯 한데, 점프가 낮아져 타점이 매우 낮아져서 공격할 때 자꾸 매달려 때린다. 백어택은 더 엉망인데 뛰어서 공을 넘기는데 급급하다. 급기야 4세트에는 "백어택 개인시간차 페인트 공격"라는 새로운 패턴의 공격을 선보였는데(정말정말 캡처해서 오래오래 남겨놓고 싶은데, 동영상이 없어서 움짤을 못 만드는 게 한스러울 정도...) 중국 선수들이 "헉!"하고 놀라는 바람에 점수가 났으니 망정이지....그나마 5세트에서는 열심히 때리는 게 박기원 감독한테 많이 혼난 모양.

   내 생각엔 현재 김요한 선수의 점프력은 XTM 라이벌매치-성한전에서 신진식 홍익대 감독님 정도의 점프력인 듯 하다. 그나마 서브가 제일 좋아서 - 물론 점프력이 낮아서 연속득점은 불가하지만 - 경기에 나오는 거지, 아니었으면 아니 가능하다면 최홍석이 주전으로 나오는 게 백번 나을 수준이다. 김요한이 그모양이라면 LIG 올시즌 정말 암울할 듯 하다.

3.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공격을 책임진 건 전광인. 서브에서는 아쉬움이 좀 남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브도 잘 넣어주고....솔직히 어제 경기에서 우리나라를 지탱해준 건 전광인 하나 뿐이었다. 전광인 선수는 교체도 없이 계속 뛰었는데 이제 체력이 떨어질 시기가 되었기 때문에 걱정스럽다. 전광인이 없으면 우리나라도 없다.

 

4. 박기원 감독의 5세트 막판의 경기 운영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는 12점대에서 뜬금없는 작전 타임으로 스스로 맥을 끊었고, 매치포인트 전광인 서브 기회에 전광인 대신 지쳐있는 한선수를 투입...결국 듀스...그나마 중국이 범실크리로 자멸해줘서 다행이었지...선수 선발부터 어제의 경기 운영까지....월드리그에서 좋게 봤던 박기원 감독님을 점점 달리 보게된다 -_-;;;;;

 

5.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플레이는 "강한 서브로 상대 세트플레이 봉쇄 -> 단순화된 날개 공격을 블로킹으로 봉쇄, 우리 세트플레이로 득점"인데 서브가 계속해서 약하다. 그 통하지도 않는 플랫 서브는 그만 좀 넣었으면 좋겠다. 서비스가 아니라 서브다....

 

전반적으로 답답함을 지울 수 없는 어제의 경기였다.

강한 서브, 중앙과 라이트,레프트의 고른 공격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답답한 경기로 일관될 것 같은데,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

일단 어제 경기만 보면 중국이 호주를 이길 것으로 조심스레 점쳐보고,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2위를 노려야 하는데, 어제 풀세트 접전을 펼쳤기에 우리 선수들에게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트위터에서 들은 정보로는 스리랑카에 이번 대회 서브 1,2위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하니 오늘 스리랑카 전도 아마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잘 해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과정이야 어쩄든 결과가 중요한 이번 경기 아니던가.... 

 

덧) 엠스플 중계는 언제쯤 나아지는 거냐, 도대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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