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의 검은 손길이 배구에도 미치고 말았다. E-스포츠,축구에 이어 세번째.
손뼉도 두 손이 부딪혀야 칠 수 있는 법. 아무리 승부조작의 불법세력이 돈으로 유혹한다고 한 들 선수가 거기에 동조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진정성이 없는 스포츠를 누가 응원하겠는가? 이는 돈 몇푼에 내 동료와 그의 식구들까지 죽이는 파렴치한 행위이다. 기왕 드러난 김에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은 누구든지 간에 전원 영구제명시켜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 배구계의 어른들은 비리에서 자유로웠는지 궁금하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기사로 대신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
※ 기사 : 코치 구속부터 승부조작까지 韓배구 '최고위기' <- 클릭
이번 승부조작으로 배구계는 그 어느때보다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다. 최근에 늘어난 배구팬들은 주로 10~20대의 젊은 층이다. 팬들은 한점을 따내기 위해서 기꺼이 몸을 내던지는 선수들의 열정에 반했고, 진심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러나 이제 "내가 응원한 선수가 돈을 받고 열심히 하는 척만 했을 수도 있다"는 배신감은 팬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다. 심각한 경우에는 팀이 공중분해될 지도 모른다. 잘 되어 간다던 드림식스 인수협상도 답보상태에 빠지거나 혹은 결렬될 위기에 처했다. 무엇보다도 그나마 선수들 덕에 늘어난 팬들이 배구를 외면할 것이다. 이것이 제일 큰 타격이다. 어쩌면 배구판은 삼성화재 선수 독식때보다 몇 배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배구협회가 좀 더 앞서가는 행정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는 배구협회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스포츠협회 모두에게 해당된다. 일 터지면 수습하는 뒷북행정이 아닌 사전조치를 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는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사주한 원흉들을 잡을 수 없고, 이는 언제 어떻게 어느 종목을 망가뜨릴 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모든 협회가 한목소리로 승부조작을 사주한 조직들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둑질하자고 먼저 찌른 놈들은 돈만 두둑히 벌고, 그 중의 일부만을 받았을 뿐인 선수들만 죽어나가는 모양새가 반복될 것이다.
경향신문에게도 유감을 표시한다. 이번 승부조작 사건은 엠바고가 걸려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경향신문에서 단독이라며 엠바고를 깨고 먼저 보도하면서 여기저기에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경향은 이 기사에 [단독]이란 말을 떡하니 붙여놓고 있다. (관련기사<-클릭)
엠바고를 걸었다는 건 관련자가 눈치채고 도망가지 못 하게 하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거다. 하지만 기사가 나온 뒤에도 선수들을 데려가서 계속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조사가 이제 시작단계인 것 같은데, 기사가 나오는 바람에 안 그래도 잡기 힘든 브로커의 배후는 더더욱 잡기 어려워졌다고 본다. 만약 이번에도 배후세력을 잡지 못하게 된다면 경향신문도 일정부분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어쨌거나 일은 드러났을 때 뿌리를 뽑아야 한다. 온정주의 같은 걸 핑계삼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서는 안 될 일이다. 잘못한 선수들은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으시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돌아갈 억울한 피해는 최소화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과정이 금방 끝나지는 않을 듯 하니 배구팬들은 인내하고 인내해야 할 듯 하다. 이 터널, 생각보다 길게 뚫려 있을 테니...
한동안은 배구로 포스팅하는 일은 없을 듯 하다. 배구를 안 보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 감흥이 예전만 할 지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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