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팬의 입장에서 써본 글입니다. 모든 문장의 끝에는 "라고 생각합니다"가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해주시고, 많이 부족하지만 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1. 리뷰

지난 번 포스트에서 배구는 내것을 잘 해야 하는 경기라고 한 바 있는데

어제 경기는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경기였다.

에반의 서브에이스로 초반 점수격차를 벌려놓고 시작한 1세트는 항공이 승리했지만,

2세트부터 항공의 서브가 통하지 않았고 특히 이길 수 있었던 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주면서

급격히 항공의 컨디션이 떨어져버렸다.

특히나 에반의 서브 순서에서 연속득점을 내지 못하고 넘어갔다는 점이 아쉬웠고,

더더욱 아쉬웠던 점은 레프트 공격수들의 부진.

정규리그를 치르는 동안 항공에서 에반이 해결사의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항공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좌우 공격의 밸런스가 잘 맞았던 팀이다.

하지만 어제는 에반이 44.9%라는 높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레프트가 부진했고

이영택 선수보다 득점이 적었던 김학민/신영수의 레프트 공격은 경기 내내 아쉬웠다.

(물론 삼성이 공격루트에 대해서 완벽히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이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는 점.

범실을 했을 때나 공격이 잘 되었을 때에도 서로 격려해주고 소리지르고 코트를 뛰어다니면서

서로 분위기를 띄우려는 노력을 해야 조직력이 살아날 수 있는데,

어제의 항공 선수들은 그렇지 못했다.

덕분에 장기인 서브리시브까지 흔들렸고, 경기내내 중앙공격수와 세터의 호흡도 안 맞았고,

한선수의 토스도 조금은 흔들리는 등 3세트 중반 가빈의 연속 서브에이스를 맞은 뒤부터는

넋이 나간 듯한 모습이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어깨가 아파서 스파이크 후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끝까지 공격을 책임진

잘 했지만, 아무래도 신으뜸의 활약이 대단했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어쩌면 삼성의 시스템에서 레프트 포지션에 잘 어울리는 선수는 박철우가 아니라 신으뜸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신으뜸.어제는 너 땜에 졌다...T^T [출처:이데일리]

 

 

2. 프리뷰

삼성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어떤 경기에서든 본인들의 플레이를 한다는 점이다.

삼성은 박철우가 빠졌지만 신으뜸이 레프트에서 공수에 걸친 맹활약을 했고

체력고갈에 따른 근육경련으로 코트에 눕기까지 하면서도 열심히 뛰면서 삼성의 활력소가 되었다.

 

항공은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온전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규리그 우승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서브, 리시브, 디그, 각 포지션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있었기에

정규리그 내내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이지. 단지 운이 좋아서 정규리그 우승을 한 게 아니다.

본인들을 믿고, 서로 격려하고, 본인들 스스로가 부담을 이기고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첫 정규리그 우승을 넘어 통합우승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서브가 문제인데, 서브가 네트에 걸리는 것은 서브할 때 제대로 된 타점을 못 잡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서브컨디션을 찾는데 오래 걸린다.

따라서 항공이 서브 컨디션을 언제쯤 찾느냐 또한 승부의 관건이라고 하겠다.

레프트의 분전 또한 요구된다. 삼성의 뛰어난 디그, 한두먼 겪어보는 게 아니지 않은가?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두번 세번 혼신의 힘을 다해 공격해주길 바란다.

 

오늘의 2차전은 어제같지 않을 확률이 높다.

어제의 가빈은 믿기지 않는 정신력을 발휘했지만 이틀 연속 경기에 따른 피로가 고스란

어깨에 남아있을 것이고, 실제 어제 경기에서도 코트 밖에서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모

간간이 카메라에 잡혔다. 시리즈를 짧게 가져가고 싶다는 신치용 감독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

 

항공선수들이 제 플레이만 할 수 있다면 2차전은 승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