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근처에 출장 갔다가 시간이 남길래 잠시 들른 단양문화체육센터.
원래 예정대로라면 성균관대와 경기대의 경기가 1경기였기에 별 기대 안 하고 갔는데
이게 웬일? 성대와 경기대의 경기가 결승이 되면서 2경기로 바뀐 것.
보고 싶었던 선수들이 있는 두 팀의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대학배구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서 아는 선수라고는 전광인 선수, 심경섭 선수, 이민규 선수 뿐.
사진 찍을 생각은 원래 없었기도 하거니와
옆에서 블로거로 추정되는 몇몇 분들이 대형 렌즈를 장착한 DSLR로 사진을 찍고 계셔서
차마 가지고 간 똑딱이를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덕분에 제대로 건진 사진이라곤 이거 하나 뿐 -_-;;;
공식 연습하기 전에 경기대 선수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전광인 선수의 모습.
이날 경기에서 느낀 점들을 조금 풀어보면,
1. 전광인 선수는 국가대표 주전답게 클래스가 다르다는 느낌.
이민규 선수의 플랫서브에 많이 흔들렸던 것을 제외하면 세터에게 전달되는 서브리시브도 매우 안정적이었고, 서브리시브 후의 C공격이라던가 나쁘게 세트된 공을 달래서 때리는 능력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말그대로 팀의 에이스였다. 경기대가 서브를 전광인 선수에게 집중시키면서 체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날 경기에선 워낙에 전광인 선수가 공수 양면에서 팀을 잘 이끌었고, 이에 다른 성균관대 선수들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고비마다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전광인 선수 아마 내년에 드래프트에 나오거나 외국에 나가거나 하겠지만, 어느 팀에서 활약을 하게 될 지 궁금하고(기왕이면 항공으로!!! 근데 그러려면 항공이 꼴찌해야 되는데 그건 또 싫네 -_-;;;), 프로에서의 활약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다만 플랫서브에 대한 보완은 필요할 듯.
2. 양팀 세터에 대해서 의아했던 점.
성균관대의 곽명우 세터는 연습때 토스가 너무 불안해서 다른 선수가 주전인 줄 알았다.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미안...) 그 다른 선수도 손목에 부상이 있었던 것 같고 그 덕분에 토스의 볼끝이 너무 죽어서 사전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도대체 주전세터가 누구인지 가늠조차 못했던 게 사실. 공식연습하는데 곽명우 선수가 나와서 "아 저 선수가 주전이구나"하고 알았지만, A속공을 연습하는데 공격수랑 호흡이 하나도 안 맞아서 '성대 고전하겠네'라고 생각했다.
반면 이민규 세터는 토스 연습을 하는데 토스가 괜찮았고, 장신의 장기를 살린 A속공은 프로팀보다 빠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까 곽명우 선수는 연습때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대회 최우수세터상을 수상) 반면 이민규 선수는 약간은 단조롭기도 하면서 좋은 공격수들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느낌.
이민규 선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팬들이 많은데 다음에는 좋은 모습 볼 수 있길 기대하며.
3. 사실 그 동안에는 경기대가 성균관대에 계속 강했고, 경기대가 우승을 더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연습 때보니 경기대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고 좋았다. 특히 김규민 선수는 연습에서나 경기에서나 모두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다만 연습에서 괜찮았던 송희채 선수는 막상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경기 중 기싸움하다가 심판에게 지적을 받은 이후부터는 주춤했던 모습.
반면 성균관대는 주장인 박윤성 선수 외에는 그닥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전광인 선수 졸업할 내년 이후에는 어떻게 될 지 걱정이 될 정도. 뭐 감독님이 알아서 하실 일이겠지만...
4. 누군가는 선수들이 수비 연습을 안 한다면서 걱정을 많이 하던데, 내가 봐서는 제대로 된 아포짓 재목이 안 보이는 게 더 걱정스러웠다. 수비는 잘 하는데 공격할 때 스윙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뻑뻑한 느낌이랄까.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V리그에서 외국인선수가 독식하고 있는 아포짓 자리를 꿈나무들이 도전할 리 만무....
어쨌거나 직관으로는 처음 보는 대학배구, 오랫만에 직접 듣는 강력한 파열음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경기전부터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서로 소리질러대는 모습은 귀엽기도 했고.ㅎㅎ
어쨌거나 V리그 얼릉 개막해라. 배구 보고 싶다.
덧) 근데 대학배구 결승전은 언제부터 왜 단양에서 하는걸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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