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최근 몇 년간 히어로즈의 가을 야구를 희망했었고,

올해 드디어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2위를 차지하면서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단 1승이 모자라서 3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단 1승이 모자라서라고 생각하니 아쉽게 지나갔던 예전 경기들이 떠오르더군요.

'막판에 일정이 조금만 편했다면...' '2루에서의 치명적인 오심이 없었다면...' '음주운전 파문만 없었다면....'

어쨌거나 이미 지나간 일이고, 히어로즈는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는 첫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습니다.

상대는 가을야구의 단골 손님 두산 베어즈.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2010~11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20일간의 휴식기를 가졌던 대한항공 점보스가 

자신들을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고, 준플레이오프부터 혈전을 치르며 올라온 삼성화재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한 게임도 이기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렸듯이,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자존심이자 베테랑 투수인 류현진 선수가 DS에서 긴장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듯이,

경험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차전이 중요한데, 1차전을 이기면 첫 가을야구의 긴장감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1차전에서의 키플레이어는 바로 염경엽 감독과 나이트입니다.

시즌 초반 철저히 계산된 여러가지 작전 야구를 구사하며 한때 팀을 1위까지 올려놓았던 염경엽 감독은

시즌 막판에 들어가서는 작전구사보다는 선수교체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때에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작전구사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만 했었고, 굳이 패를 미리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일부터는 매경기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에 아마 기회를 잡으면 적극적으로 작전을 구사하지 않을까 싶고, 염경엽 감독의 작전이 경험의 차이를 메워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관건은 염경엽 감독이 작전을 적절한 타이밍에 지시할 수 있는 평정심을 유지하느냐, 그리고 선수들이 그 작전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가 되겠죠.

그리고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1차전 승리를 위해서는 선발투수 나이트가 두산 타선을 잘 막으면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현실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가능하면 긴 이닝을 소화하고, 최소한 선취점을 내주지 않아야겠죠.

 

준PO 1차전 키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염경엽 감독과 나이트.

나란히 놓고 보니 왠지 듬직합니다.(출처:MK스포츠)

 

어쩄든 선수들이 말하는 대로 경험은 없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겁없이 덤비는 야구로 허슬두를 잡고

플레이오프는 넥엘라시코로 장식하길 기대합니다.

 

히어로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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