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글쓰기 / 서민 지음 / 출판사 생각정원(2015.08.31) / 출처 다음 책 검색


2010년. 회사 선후배들의 권유로 트위터에 가입하고 스마트폰에 트위터앱을 깔면서 SNS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까지.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사람들과 소식을 주고 받는 생활을 하는 중이다.

재미로 가볍게 올리는 글도 많지만, 가끔은 정성과 진심을 담아 야심차게(?) 올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고나면 몇 시간 뒤 나도 모르게 글에 달린 하트나 엄지도장의 개수를 헤아려보게 되는데

기대와는 달리, 하트와 좋아요는 보통 한 손 많아야 두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고 나면 의기소침해져서 내 글을 다시 한번 읽어 본다. 

분명히 올릴 때 보고 보고 또 봤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 오탈자가 나오고, 주어와 서술어가 맞지 않기도 하고, 문장이 너무 길어서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블로그에 쓴 글도 며칠 지나서 보면 여기저기 고쳐야 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누군가의 연설문을 욕하고 있지만, 정작 내가 그 모양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글을 잘 못 쓰다보니 회사에서 메일이나 문서를 쓸 때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글 잘 쓰는 사람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그러던 중 서민 교수가 "서민적 글쓰기"라는 책을 낸 뒤 인터뷰한 기사를 읽게 되었다. 

자칭 글쓰기가 엉망이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책까지 쓰게 되었을까. 그 비결을 배우고 싶어서 얼른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서민 교수는 글쓰기와 책쓰기를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로 내가 인정받겠다는 강박이 있는게 아닌가하고 느껴질 정도이다. 

실제로 알라딘 서재에 글을 올리던 시절에는 내가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글을 쓰거나 책을 쓰려면, 글 쓰는 사람 본인의 지식이나 생각이 충분해야 한다. 그래서 서민 교수는 1년에 100권의 책을 읽고, 매일 신문을 읽는다고 한다. 또한 기생충학이라는 독특한 분야에 대한 전문가이기에 다른 사람이 다루지 못하는 독특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많은 독서량도 놀라왔지만 무엇보다도 글을 어떻게 설계할까에 대한 많이 고민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연결하거나, 다른 유명인의 이야기를 인용하거나, 때로는 전혀 없는 상황을 가정하여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는 등(이 부분은 약간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오랜 경험을 통해 그가 터득한 글쓰기 방법은 매우 인상깊었다. 


무엇보다도 서민 교수는 훌륭한 글/책 설계자이다. 물론 책 한 권 펴내는 사람들은 모두 글/책을 잘 설계하는 사람들이겠지만, 서민 교수가 특별히 그렇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바로 아래 페이지를 보고 나서였다.

왼쪽의 "편 지 라 고"라는 글귀가 오른쪽 서민 교수의 자신만만한 포즈와 결합하여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책 서두에 서술한 본인의 우울한 유년기를 벗어났음과 동시에 서민 교수 본인이 얼마나 글쓰기에 자신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이후 내용을 믿고 신뢰하게 만드는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서민 교수님이 십수년의 지옥훈련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이렇게 친절히 책으로 알려주었으니, 이제는 내가 잘 써먹는 일만 남았다. 

지옥훈련까지는 아니더라도 틈틈이 연습하다보면 나도 언젠가는 제대로 된 글 하나 쓸 수 있지 않을까.


서민적 글쓰기
국내도서
저자 : 서민
출판 : 생각정원(박재호)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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