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몸값. 1

저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0-02-0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오쿠다 히데오, 이번엔 올림픽을 담보로 한 인질극이다!‘올림픽’...
가격비교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책 읽기 첫 번째.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의 몸 값".

 

1964년 도쿄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도쿄 이곳 저곳에서 경기장을 비롯한 여러가지 콘크리트 건물들을 비롯해 수도고속도로,신칸센,공항을 연이어 건설한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자는 미명하에 도쿄 어부들과 노점상들은 생계를 잃게 되었고, 건설현장에서는 돈없고 배우지 못한 '프롤레타리아'들이 고향을 등지고 타지인 도쿄로 나와 하루 일당 300엔을 받기 위해 하루 서너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중노동에 시달린다.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도 있지만 이들의 소식은 조그마한 단신으로 나올까 말까다. 아키타의 가난한 농가 출신의 도쿄대학생 시마자키 구니오는 형의 죽음을 계기로 우연히 건설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온몸으로 이런 부조리를 느끼고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훔친 뒤 폭탄범 '소카지로'의 이름과 폭파업자의 다이너마이트를 빌려 올림픽을 인질삼아 폭탄 인질극에 나선다. 그러나 그의 인질극 역시 올림픽이라는 거대 이슈에 묻혀 언론에는 전혀 보도되지도 못하고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 소설에서 작자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역자가 인용한 글에 아주 잘 나타나 있다. 

 '급조된 건축물들에는 서구적인 도시로 거짓되게 꾸미려고 안달하는 도쿄의 왜곡됨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하고 아름다운 콘크리트 덩어리 위에 일본의 현실은 감춰지고 무시되고 있습니다. 민중에게 헛된 꿈을 부여하여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것이 지배층의 상투수단이라면 현재로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굳이 어려운 이론을 펼치지 않더라도, 저희 고향은 지금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착취의 가장 밑바닥에 있습니다. 그들은 양처럼 얌전할 뿐입니다.' 

 

1964년 일본의 현실은 2011년 지금 이 시점에도 다를 바 없다. 아니 2011년의 빈부격차가 더 심하게 나뉘었다는 게 다르다면 다르달까. 20대80의 사회, 우리나라에서 교육열이 높은 이유는 80에 속하는 이들이 20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대학에 가는 것이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에 가지 않아도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어딜 가나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세상은 그러하지 않았고, 요즘에는 대학원을 나와도 20안에 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 각종 고시도 이제는 그 문이 점점 좁아져, 결국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계급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이제는 20안에서도 다시 20대80으로 나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현실을 안다한 들 바꿀 수 있는 힘이 없는 우리는 "양떼"에 불과하다.

 

막상 책을 읽기 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그리고 블로그를 쓰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오쿠다 히데오' 어디서 많이 들은 이름이라고 생각되어 찾아보니 내가 알고 있던 소설 몇 개가 이 사람의 작품이었다. 어쩐지...다음에는 이 분 소설 몇개 더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양들"을 응원한다.

'책이야기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이 필요한 시간  (0) 2012.08.16
위험한 관계  (0) 2012.08.16
논어교양강의  (0) 2012.08.16
[잡설] 후기를 쓸 수 없는 책들....  (0) 2012.08.16
그건,사랑이었네  (0) 2012.08.1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