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출판사
밝은세상 | 2011-06-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위기에 직면한 부부의 치열한 대립!빅 픽처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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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재잘이동무님들로부터 추천받아 읽는 두번째 책. 

 

책을 고르는 방법중에 하나가 두꺼운 책을 고르는 거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두꺼워서 사람들이 피할 것을 알면서도 책을 찍어낸 것은 그만큼 좋은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추천을 받아서 읽기 시작했지만 절반이 넘기까지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560여페이지의 두께로 그렇지만 임산부의 남편으로서

주인공인 샐리가 잭이 탯줄에 목이 감겨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황달을 앓고

샐리는 아기를 자신이 해쳤다는 죄책감과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환경덕에

산후우울증을 겪고 심지어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마치 내가 그런 일을 당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가슴이 아파서 소설을 읽는 동안 '나에게 정말 이런 일이 닥치면 어떻게 하지? 지금이라도 당장 책읽기를 포기할까?'라는 생각을 한두번 한 것이 아니었다. 책을 다 읽은 지금에야 생각해보면 이것도 저자가 글을 잘 쓰고 번역가가 번역을 잘 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여하튼 책을 읽는 순간순간이 고통이었다.

 

여하튼 그래도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책인데 조금만 지나면 재미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책을 계속 읽었고, 딱 책의 절반쯤을 읽었던 순간부터 샐리도 나도 점차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샐리가 안정을 찾을 무렵 그녀의 남편 토니가 잭을 포함해 그가 가져갈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들고 도망가면서부터 이야기는 소나기에 갑자기 불어난 강물처럼 빠르고 거칠게 흘러가기 시작했고, 읽는 속도도 점차 붙어 앞의 반절을 읽는데 5~6일 쯤 걸린 반면, 나머지 절반은 1시간 만에 다 읽어버렸다.

 

샐리가 태어난 미국과 같은 영어권에 속해있지만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샐리에게는 낯선 나라 영국.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을 따라서 영국이라는 낯선 곳을 찾았다가 모든 것을 빼앗기는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샐리를 구원해준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우연히 만났던 이웃과 타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었다. 돈을 많이 벌고 업계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녀에게 불친절하거나 무관심했고, 책임은 방관했다. 영국에 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이것이 영국의 본모습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섭기까지 했다. 이것이 더글라스 케네디 당신이 나에게 알려주는 영국이란 말인가....그런데 책 표지에 따르면 저자는 미국 출신이지만 영국에 살고 모국을 비판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다시 생갹해보니 샐리는 그냥 스쳐간 인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관계에서 도움을 얻고 희망을 찾지 않았던가. 그런데 과연 미국에서도 이럴 수 있을까? 건너 들은 바로는 그럴 수 없겠다는 짐작을 어렴풋이 해본다. 하지만 미국도 영국도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미국문화와 영국문화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아 부분이 소설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여하튼 소설은 결국 원하던 방식으로 결말을 맺었고 덕분에 전반부의 불편했던 감정들을 보상받으며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좋은 작가를 알게 해주신 재잘이동무님께 감사드리며, 그 분이 같이 추천해주신 <<빅픽쳐>>도 조만간 꼭 읽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영국을 다룬 서적을 몇 권쯤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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