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4시즌 삼성화재 이후 V리그 남자부에서 정규리그 1위팀들은 모두 챔프전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밑에서 치고 올라온 팀들은 팀워크와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가운데 상승세를 타면서 챔프전에 오른다. 반면 정규리그 1위팀은 휴식시간 동안 체력이 보충될 것 같지만 의외로 시즌 동안 입었던 부상 부위가 나빠지거나 오히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 경우도 많고, 팀워크가 정규시즌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제 있었던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가 그랬다. 1차전 대한항공의 리시브 효율이나 블로킹 등의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서브리시브가 경기 내내 짧거나 길어서 세터가 토스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프리뷰에서 항공의 유효블로킹에 이은 역습이 이번 시즌 돋보였다고 했는데 지난 1차전에서는 그런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진지위 선수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데 이어 진성태 선수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오은렬 선수도 3세트에 경기에 나서지 않았는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정지석 선수는 시즌 막바지의 하락세가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기록상으로는 공격성공률이 나쁘지 않았지만 수비 성공에 이은 2단 연결된 공격을 득점으로 만들지 못하면서 점수차를 줄이지 못했다.
가장 큰 건 20점 이후 범실로 세트를 내주었던 것이다. 1차전 범실 차이가 워낙 컸지만 (항공 25개 우리카드 9개) 범실을 할 수는 있지만 20점 이후 범실로 상대에게 점수를 내주는 모습은 집중력의 차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2020-21 V리그 챔프전 1차전 기록 비교. 의외로 모든 기록이 비등한 가운데 항공의 많은 범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하루 쉬고 열리는 2차전에서 항공의 키는 서브가 될 것이다. 1차전 우리카드 선수들이 서브리시브 준비를 잘 해서 나온 모습이었고 덕분에 하승우 세터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항공 입장에서는 서브로 우리카드의 조직력을 흔들어야만 정규리그보다 위력이 떨어진 미들블로커의 높이를 만회할 수 있다.
또한 범실을 줄여야 한다. 1차전은 보이지 않는 범실도 많았는데, 이런 것들을 줄여야 한다. 특히 20점 이후의 범실은 곤란하다. 특히 정지석 선수가 1차전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임동혁 선수의 투입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두 팀 모두에게 중요한 2차전이다. 과연 두 팀은 어떤 카드로 승부를 걸 것인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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