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 손아람 / 출판사 : 자음과모음(구.이룸) / 발행 : 2014년 12월 31일



뒤늦게나마 정리하는 독서 후기 두 번째.

우연히 "소수의견"으로 알게 된 손아람 작가의 신간 소설. 

(지금은 나온 지 꽤 지나 신간이라고 하기는 멋적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르는, 하지만 나는 당시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기에 알고 있었던

IMF 이후부터 2000년 초반까지 운동권 학생들의 이야기를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서 풀어낸 소설이다.


이 책을 읽은 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날아다녔다. 

그 때 이렇게 열심히 운동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몇몇은 아직 그 활동을 이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사회에 진출하여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생각과 구호는 현실이 되지 못한 채 어디에선가 떠다니고 있고, 지금 우리는 "헬조선의 시민"이 되어 살고 있다.

대학교에서 한 선배가 나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운동권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기득권이 운동권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일까? 난 후자라고 봐" 

그 때도 지금도 그 말에 동감한다. 

대학에 다닐 때 운동권을 바라볼 때부터 지금까지 느끼는 것은 "무력감"이다.

매번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구속되어도 언론에서는 누가 왜 시위를 열어서 무엇을 이야기 했는지 다루지 않는다.

사회를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했으나 그 결실은 크지 않고, 

그 댓가로 받아든 D-나 F학점은 오롯이 개인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한다.

사회에 진출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을 반영할 수 있는 수단이 없고

정치인들은 선거철에 약속할 줄은 알아도 당선 후에 지킬 줄을 모르니 결국 국민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듣지 못했고, 

누군가는 요즘 대학생은 부조리에 분노할 줄 모른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이 책에서 D-로 일컬어지는 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대학의 운동권 학생들도 

그 나름대로 치열하게 그 시절을 보냈다는 걸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비록 계란으로 바위를 쳐보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요즘 들어 이 사회를 이렇게까지 만든 윗세대를 원망할 때가 많다.

그 분들이 지금의 우리나라를 이만큼 만드느라 고생하신 건 인정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유로 그 과정에서 발견된 잘못을 계속해서 덮어온 결과,

당신들이 만든 이 사회는 이제 당신의 자식들이 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발 우리 때는 이랬는데 너희는 왜 이렇게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셨으면 좋겠다.

이 사회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뜻을 모으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고해서 본인들의 업적이 어디로 사라지기라도 하는가?

그러니 종편 같은 건 그만 좀 보시고...곧 있을 선거에서 자식 세대들 생각 좀 하고 투표해주시길. 

당신들의 한 표가 당신 자식의 취직을 막을 수 있다는 건 결코 과장이 아니니까.


덧) 그 때 그 때 쓰지 않고 미뤄뒀다가 쓰려니 쉽지 않네. 이거 언제 다 쓰나. -_-;;;


디 마이너스
국내도서
저자 : 손아람
출판 : 자음과모음(구.이룸)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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