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LIG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강민웅 선수를 주전세터로 내세워 3대0으로 승리했습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 경기로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강민웅 선수가 들어오면서 좋아진 부분은 

1) 마이클에게 일정한 토스가 올라갔다.

2) 공격수에게 올라가는 2단 토스의 질이 높아졌다.

는 점입니다. 삼성화재 소속으로 몇 년간을 훈련한 선수다운 면모입니다.

이 날 경기에서 마이클도 어느 정도 토스를 예측하고 일정한 리듬으로 공격에 임하면서 다소 편한 얼굴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강민웅 선수의 영입으로 인한 단점도 보이는데,

1) 한선수 입대 이후 느려졌던 항공의 공격 스피드가 더 느려졌다.

2) 다른 팀에 비해서 블로킹의 높이가 낮아졌다. 는 점입니다. 

말 그대로 강민웅 선수의 토스가 일정하게 공격수가 때리기 좋게 올라가기는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소위 뻥배구로의 회귀가 완벽히 이루어졌습니다.(국제대회에서 절대 통하지 않는...)

물론 마이클이 시야가 넓고 공격 기술이 좋아서 일정한 패턴으로 공격하기보다는 빈 곳을 보고 공략하는 스타일이기에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마이클은 파워히터라기보다는 스피드와 타점을 이용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공격 템포를 조금 빠르게 만들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팀의 공격 스피드가 느리다는 것은 상대 수비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블로킹이 강한 상위권팀을 만났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의문입니다. 

강민웅 선수의 신장이 작기 때문에 높이에서도 걱정이 많이 되는데, 한선수나 황동일 선수가 간혹 승부처에서 뜬금없이 잡아주던 블로킹이 과연 강민웅 선수에게서도 나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무쪼록 항공 입장에서는 곽승석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치고 올라오는 레프트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즉시 전력급인 류윤식을 내주고 받아온 만큼, 이번 시즌에도 봄배구를 하겠다는 열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해야 겠지요. 과연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강민웅 선수도 그 동안 삼성에서 몇 년동안 후보로 머물렀던 설움을 날릴 수 있길 바랍니다.


덧) 이번 시즌 김종민 감독이 선수들과 어떻게 교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제 주전세터는 조재영이다. 더는 바꾸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한 지 얼마 안 되어서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주전 세터를 바꾸었습니다. 물론 선수들이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자주 말을 바꾸는 것은 적어도 해당 선수들에게는 좋게 작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선수가 돌아오려면 앞으로 한 시즌이 더 남아있기에, 강민웅 선수의 백업을 위해서라도 백광언/조재영 선수를 키워내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김종민 감독에게 남아 있다고 봐야 합니다. 또한 팀의 경기 스타일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물론 선수 구성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급격하게 바뀐 면이 없지 않지만, 지금까지야 그렇다 쳐도 앞으로는 본인이 추구하는 배구는 어떤 것인지도 조금씩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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